여기에는 뭐가 나오는걸까?

[중국기업을 읽다] 제1편|상장 첫날 466% 폭등한 창신메모리, 중국은 정말 한국의 DRAM을 따라잡았을까?

상장 첫날 466% 폭등한 중국 DRAM 기업 창신메모리(CXMT).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을 추격하는 중국 메모리 반도체의 기술력과 시장점유율, 성장 가능성 그리고 투자 관점에서의 리스크를 살펴봅니다.

중국기업을 제대로 한번 들여다보고 싶었습니다

오늘부터 새로운 시리즈를 시작합니다.

[중국기업을 읽다]

중국에서 오랫동안 생활하고 일하다 보니 수많은 중국기업의 흥망성쇠를 가까이에서 보게 되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름조차 생소했던 기업이 어느 순간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기도 하고, 반대로 그렇게 잘나가던 기업이 몇 년 만에 어려움을 겪는 모습도 보았습니다.

그래서 이번 시리즈에서는 단순히 중국기업의 매출이나 제품을 소개하는 것을 넘어,

“이 회사는 어떻게 성장했고, 무엇이 경쟁력이며, 앞으로 어디까지 갈 수 있을까?”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

“이 기업을 통해 우리는 변화하는 중국에서 무엇을 읽을 수 있을까?”

를 함께 생각해보려고 합니다.

그 첫 번째 기업으로 어떤 회사를 선택할까 고민하다가 저는 창신메모리(CXMT, 长鑫存储·长鑫科技)를 선택했습니다.

사실 여기에는 아주 개인적인 이유도 있습니다.

창신메모리 CXMT 상장과 중국 DRAM 반도체의 성장 분석

사실 저는 창신메모리 주식을 정말 사고 싶었습니다

창신메모리의 상장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을 때부터 저는 이 회사를 관심 있게 보고 있었습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를 주도해온 DRAM 시장에서 중국기업이 과연 어디까지 올라올 수 있을지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관심만 가진 것이 아니었습니다.

“상장하면 직접 한번 투자해보자.”

이런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래서 중국 广发证券(광파증권)을 찾아가 직접 증권계좌까지 개설했습니다.

이제 상장하는 날만 기다리면 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하필 그 무렵 출장이 이어졌습니다.

며칠 동안 다른 일에 정신이 팔리면서 창신메모리에 대한 관심을 잠시 놓았습니다.

그리고 다시 확인했을 때 깜짝 놀랐습니다.

“뭐야? 벌써 이렇게 올랐어?”

2026년 7월 27일 상하이증권거래소 과창판(科创板)에 상장한 창신메모리의 공모가는 주당 8.66위안이었습니다.

그런데 상장 첫날 종가는 49위안.

공모가 대비 무려 약 466% 상승했습니다.

장중에는 55위안까지 넘어서기도 했습니다.

창신메모리 CXMT 2026년 8월 24일 주가와 상장 이후 주가 흐름
창신메모리 2026년8월24일 종가 (출처 - 바이두)

제가 주식을 사려고 계좌까지 만들어 놓고 잠깐 한눈을 판 사이에 엄청난 일이 벌어진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고민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이렇게 올랐는데 지금이라도 사야 하나?
아니면 너무 많이 올랐으니 기다려야 하나?”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으려면 먼저 창신메모리가 도대체 어떤 회사인지 제대로 알아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중국기업을 읽다] 제1편의 주인공을 창신메모리로 정했습니다.


창신메모리, 도대체 어떤 회사일까요?

창신메모리는 중국을 대표하는 DRAM 반도체 기업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미국의 Micron과 같은 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경쟁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본거지는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合肥)입니다.

중국 안후이성 허페이에 위치한 창신메모리 CXMT 반도체 회사 전경
창신메모리 회사전경 (출처 - 바이두)

불과 10년 정도의 시간 동안 창신메모리는 중국이 오랫동안 약점으로 가지고 있던 메모리 반도체 국산화의 핵심 기업 가운데 하나로 성장했습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제품이 더 이상 과거의 저사양 DRAM에만 머물러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창신메모리는 현재 DDR5, LPDDR5/5X까지 양산하고 있습니다.

PC와 서버에 들어가는 DDR5부터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LPDDR5X까지 제품 영역을 빠르게 넓혀가고 있는 것입니다.

2025년 창신메모리 매출은 약 618억 위안으로 크게 증가했습니다.

그중 LPDDR 계열이 약 66%, DDR 계열이 약 32%로 사실상 매출 대부분이 DRAM에서 발생합니다.

즉 창신메모리는 이것저것 만드는 종합 반도체 회사가 아니라,

DRAM이라는 한 분야에 집중해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하고 있는 중국의 메모리 전문기업입니다.


세계 DRAM 시장은 오랫동안 '3강'의 시장이었습니다

여기서 창신메모리가 왜 중요한지를 이해하려면 세계 DRAM 시장의 구조를 먼저 볼 필요가 있습니다.

DRAM 시장은 오랫동안 삼성전자, SK하이닉스, Micron이라는 3개 기업이 사실상 지배해왔습니다.

새로운 기업이 이 시장에 들어오는 것은 매우 어렵습니다.

DRAM은 공장을 짓는다고 바로 만들 수 있는 제품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미세공정 기술과 장비, 수율, 설계기술, 제조경험, 특허, 막대한 투자비가 필요합니다.

그런 시장에 중국기업 하나가 조금씩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습니다.

바로 창신메모리입니다.

조사기관마다 계산방식에는 차이가 있지만 최근 창신메모리의 글로벌 DRAM 점유율은 대략 한 자릿수 후반까지 올라온 것으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아직 삼성전자·SK하이닉스·Micron과는 상당한 격차가 있습니다.

하지만 제가 더 중요하게 보는 것은 현재 점유율 자체가 아닙니다.

성장의 속도입니다.

2026년 1분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 창신메모리 CXMT 글로벌 DRAM 시장점유율
글로벌 DRAM메모리 시장 점유율
 (출처 - Countpoint Research Memory Tracker and Forecast 1Q 2026)


왜 창신메모리가 갑자기 이렇게 빨리 성장했을까요?

첫 번째는 당연히 중국이라는 거대한 내수시장입니다.

중국에는 스마트폰, PC, 서버, 데이터센터를 만드는 수많은 기업이 있습니다.

그리고 미·중 기술경쟁이 심해지면서 중국에서는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더욱 강해지고 있습니다.

창신메모리 입장에서는 거대한 자국 고객시장이 존재하는 셈입니다.

두 번째는 막대한 연구개발 투자입니다.

IPO 자료에 따르면 창신메모리는 2025년 말 기준 6,000명이 넘는 연구개발 인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전체 직원의 30% 이상을 차지합니다.

수천 건의 중국 및 해외 특허도 확보하고 있습니다.

세 번째는 중국 정부와 지방정부의 반도체 국산화 전략입니다.

반도체는 이제 단순한 산업이 아니라 국가 전략기술이 되었습니다.

특히 미국의 대중국 반도체 장비 및 기술 규제가 강화될수록 중국 입장에서는 자국 DRAM 기업을 키워야 할 이유가 더욱 커집니다.

그리고 이번 IPO로 창신메모리는 약 579억 위안이라는 엄청난 자금을 조달했습니다.

이 돈은 결국 생산능력 확대와 공정 고도화, 차세대 DRAM 연구개발 등에 사용될 것입니다.

저는 바로 이 부분을 관심 있게 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정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따라잡은 걸까요?

제 생각에는 아직 그렇게 말하기에는 이릅니다.

“중국이 이제 한국의 DRAM 기술을 따라잡았다.”

이렇게 단순하게 이야기하면 실제 시장을 잘못 이해할 수 있습니다.

DDR5와 LPDDR5X 같은 범용·모바일 DRAM에서는 창신메모리의 경쟁력이 빠르게 올라오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을 추격하는 중국 DRAM 기업 창신메모리 CXMT
CXMT의 맹추격을 표현한 AI생성 이미지

하지만 AI 시대 메모리 경쟁의 핵심으로 떠오른 HBM(High Bandwidth Memory)으로 가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HBM은 단순히 DRAM 칩 하나를 잘 만드는 것만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여러 개의 DRAM을 수직으로 쌓고 초고속으로 연결해야 하기 때문에 제조와 패키징 난도가 매우 높습니다.

현재 이 시장에서는 SK하이닉스가 강력한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삼성전자와 Micron 역시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습니다.

창신메모리도 HBM을 연구하고 있지만 아직 이 분야에서는 글로벌 선두기업들과 기술 및 양산 경험의 격차가 있는 것으로 평가됩니다.

그래서 저는 현재 상황을 이렇게 표현하고 싶습니다.

“창신메모리가 한국 메모리 반도체를 따라잡았다기보다, 이제 무시할 수 없는 네 번째 선수가 경기장에 들어왔다.”

이 차이는 상당히 중요합니다.


오히려 당장의 위협은 HBM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제가 창신메모리를 보면서 더 관심 있게 보는 것은 HBM보다 DDR5와 LPDDR5X입니다.

중국 스마트폰과 PC, 서버기업들이 자국산 DRAM 사용을 확대한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창신메모리가 최고 성능에서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를 완전히 따라잡지 못하더라도 충분한 품질과 경쟁력 있는 가격을 제공한다면 어떻게 될까요?

중국 내수시장부터 조금씩 점유율을 가져갈 수 있습니다.

그 과정에서 생산량이 늘어나면 원가는 내려가고, 수율과 기술은 다시 개선됩니다.

그리고 더 낮아진 가격으로 다시 시장을 확대할 수 있습니다.

저는 중국 제조업에서 이런 장면을 여러 번 보았습니다.

처음부터 최고 기술로 승부하는 것이 아니라, 거대한 시장을 기반으로 생산량을 늘리고 가격경쟁력을 확보한 뒤 기술격차를 빠르게 좁혀가는 방식.

이것이 오히려 한국 반도체 기업들이 창신메모리를 주의 깊게 봐야 하는 이유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상장 첫날 466% 상승은 또 다른 문제입니다

기업이 좋은 것과 주식이 좋은 가격인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 부분이 지금 제가 가장 고민하는 지점입니다.

창신메모리는 상장 첫날 공모가 8.66위안에서 49위안으로 올랐습니다.

회사에 대한 기대가 아무리 크다고 하더라도 하루 만에 약 6배 가까운 가격이 된 것입니다.

더구나 상장 초기에는 실제 시장에서 거래 가능한 유통주식 비중이 제한되어 있기 때문에 가격 변동성이 매우 클 수 있습니다.

반도체 산업 자체도 대표적인 사이클 산업입니다.

DRAM 가격이 상승할 때는 기업이 엄청난 이익을 내지만 공급이 늘고 가격이 떨어지면 실적 역시 빠르게 악화될 수 있습니다.

여기에 미국의 반도체 장비 수출규제, 첨단공정 기술 확보, HBM 개발, 글로벌 고객 확보 같은 문제도 남아 있습니다.

그래서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고민도 아주 단순합니다.

“나는 창신메모리라는 회사를 사고 싶은 것일까?
아니면 급등한 창신메모리 주가를 쫓아가고 싶은 것일까?”

두 가지는 완전히 다른 문제입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당장 답을 내리지 않으려고 합니다

처음에는 상장하면 무조건 조금이라도 사볼 생각이었습니다.

그런데 막상 466%라는 상승을 보고 나니 오히려 조금 더 냉정하게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회사가 앞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믿음과 지금 주가가 적정하다는 판단은 별개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저는 몇 가지를 계속 지켜보려고 합니다.

첫째, DDR5와 LPDDR5X의 실제 시장점유율이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는가.

둘째, 중국 스마트폰·PC·서버 기업들이 창신메모리 제품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채택하는가.

셋째, HBM에서 실제 양산 수준의 성과를 언제 보여주는가.

넷째, 막대한 IPO 자금을 투자한 이후 생산능력과 수율이 얼마나 개선되는가.

다섯째, 지금의 높은 기업가치를 앞으로의 실적이 실제로 따라갈 수 있는가.

이 다섯 가지를 확인하면서 저 역시 투자 여부를 천천히 판단해보려고 합니다.

이 글은 특정 주식의 매수나 매도를 권하는 글이 아닙니다.

오히려 제가 실제 투자를 고민하고 있기 때문에 더욱 냉정하게 이 기업을 공부해보자는 기록에 가깝습니다.


창신메모리를 통해 제가 읽은 중국은 '속도'였습니다

[중국기업을 읽다] 첫 번째 기업으로 창신메모리를 선택하면서 제가 가장 인상적으로 느낀 것은 결국 속도였습니다.

반도체는 중국이 돈만 투자한다고 쉽게 따라잡을 수 있는 산업이 아닙니다.

기술도 필요하고, 장비도 필요하고, 수많은 시행착오와 시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창신메모리는 불과 10년 정도 만에 세계 DRAM 시장에서 무시하기 어려운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아직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넘어섰다고 말할 단계는 아닙니다.

특히 HBM과 첨단 메모리에서는 넘어야 할 산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반대로 이렇게 묻고 싶습니다.

“지금의 기술격차가 중요한가?
아니면 그 격차가 얼마나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지가 더 중요한가?”

저는 후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앞으로 [중국기업을 읽다]에서 계속 찾아보고 싶은 질문이기도 합니다.


[중국기업을 읽다]에서 앞으로 무엇을 볼까요?

이번 시리즈에서는 단순히 유명한 중국기업을 소개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한 기업이 어떻게 시작했고, 어떤 전략으로 성장했으며, 어떤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또 어떤 위험을 안고 있는지를 살펴보겠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항상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보려고 합니다.

“이 기업을 통해 우리는 앞으로의 산업과 사업기회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까?”

창신메모리를 시작으로 로봇, AI, 전기차, 배터리, 드론, 플랫폼 등 지금 중국의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기업들을 하나씩 만나보겠습니다.

그리고 저 역시 广发证券 계좌를 열어놓고 놓쳐버린 창신메모리를 지금이라도 사게 될지, 아니면 조금 더 기다리게 될지 계속 지켜보겠습니다.

몇 달 뒤 이 글을 다시 읽었을 때 제가 어떤 결정을 했을지도 궁금합니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중국기업을 읽다].

첫 번째 기업은 중국 DRAM의 새로운 도전자, 창신메모리(CXMT)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밥무쓰리부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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