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는 뭐가 나오는걸까?

[중국기업을 읽다] 제4편|알리바바는 왜 쇼핑회사를 넘어 AI 제국을 만들려 할까?

알리바바는 왜 쇼핑회사를 넘어 AI 기업으로 변하고 있을까? 마윈의 창업부터 Qwen, Alibaba Cloud,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까지 알리바바의 미래 전략과 변화 방향을 살펴봅니다.

중국에서 20년 넘게 생활하면서 알리바바(Alibaba)를 정말 오랫동안 지켜봤습니다.

제가 처음 알리바바를 알았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은 당연히 마윈(马云, Jack Ma)이었습니다.

그리고 타오바오(淘宝), 티몰(天猫), 알리페이(支付宝)였습니다.

중국에서 생활하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물건을 사고, 결제하고, 택배를 받는 일상의 상당 부분에 알리바바가 들어와 있었습니다.

그래서 오랫동안 저에게 알리바바는 ‘중국을 대표하는 전자상거래 회사’였습니다.

그런데 최근 알리바바를 다시 들여다보면서 조금 다른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금의 알리바바를 여전히 쇼핑회사라고 불러도 될까?”

요즘 알리바바가 가장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는 것은 타오바오도, 티몰도 아닙니다.

AI입니다.

그리고 그 범위도 AI 모델 하나를 만드는 정도가 아닙니다.

AI 반도체 → 데이터센터 → Alibaba Cloud → Qwen → AI Agent

알리바바는 지금 AI를 움직이는 거의 모든 계층을 직접 연결하려 하고 있습니다.

오늘 [중국기업을 읽다] 제4편에서는 마윈이 만든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가 앞으로 어떤 회사가 되려고 하는지 한번 살펴보겠습니다.

알리바바는 왜 쇼핑회사를 넘어 AI 기업으로 변하고 있을까

1999년, 마윈은 무엇을 만들려고 했을까?

알리바바는 1999년 항저우에서 마윈과 17명의 동료가 함께 시작했습니다.

처음부터 지금과 같은 거대한 플랫폼 기업이었던 것은 아닙니다.

출발점은 중국의 중소기업과 해외 구매자를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Alibaba.com이었습니다.

이후 2003년 타오바오를 시작했고, 티몰로 전자상거래 영역을 넓혔습니다.

알리페이를 통해 결제 문제를 해결했고, 차이냐오(菜鸟)를 통해 물류까지 연결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에는 Alibaba Cloud(阿里云)를 시작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알리바바가 만든 것은 쇼핑몰 하나가 아니었습니다.

상품 → 거래 → 결제 → 물류 → 데이터

중국 사람들이 인터넷에서 물건을 사고파는 데 필요한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를 만들어간 것입니다.


그런데 지금 알리바바가 가장 강조하는 것은 ‘AI’입니다

2026년 9월 22일 항저우에서 열린 Apsara Conference(云栖大会).

알리바바 CEO 우융밍(吴泳铭)은 이 자리에서 회사의 새로운 방향을 상당히 분명하게 보여줬습니다.

Full-Stack AI.

쉽게 표현하면 AI 모델 하나만 잘 만드는 것이 아니라 AI에 필요한 기술을 아래부터 위까지 직접 연결하겠다는 전략입니다.

2026 Apsara Conference에서 알리바바 AI 전략을 발표하는 CEO 우융밍
Apsara Conference에서 연설중인 알리바바 CEO 우융민 (출처 - 바이두)

실제 알리바바가 그리고 있는 구조를 단순화하면 이렇습니다.

AI Chip
↓
AI Data Center
↓
Alibaba Cloud
↓
Qwen
↓
AI Agent·Application

이 구조를 보고 있으면 알리바바가 앞으로 무엇이 되고 싶어 하는지가 조금씩 보입니다.

AI 서비스를 하나 만드는 회사가 아니라, 수많은 AI 서비스가 움직이는 기반을 공급하는 회사.

저는 이 부분이 지금 알리바바의 변화를 이해하는 가장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 Alibaba Group|2026 Apsara Conference Full-Stack AI Roadmap


Qwen은 알리바바의 새로운 ‘타오바오’가 될 수 있을까?

알리바바의 AI 전략을 이야기할 때 빠질 수 없는 것이 Qwen(千问)입니다.

ChatGPT나 DeepSeek와 비교하면서 Qwen을 단순한 생성형 AI 서비스로 생각하기 쉽습니다.

하지만 알리바바 입장에서는 그보다 훨씬 큰 의미가 있습니다.

Qwen은 앞으로 알리바바 AI 생태계의 ‘두뇌’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이 Alibaba Cloud에서 AI 서비스를 만들고, 개발자가 Qwen을 이용해 새로운 Agent를 만들고, 나중에는 스마트폰이나 자동차, 로봇 같은 기기에서도 Qwen 기반 AI가 작동할 수 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Qwen 자체의 사용자 숫자만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얼마나 많은 서비스와 기업이 Qwen 위에서 움직이게 되는가?”

이것이 알리바바에게는 더 중요한 질문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알리바바는 왜 직접 AI 반도체까지 만들까?

이번 Apsara Conference에서 특히 눈에 들어온 발표가 하나 있었습니다.

알리바바의 반도체 자회사 T-Head(平头哥)가 개발한 차세대 AI 프로세서 Zhenwu V900(真武 V900)입니다.

알리바바 발표에 따르면 V900은 이전 세대 M890보다 약 3배의 성능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하나의 클러스터를 최대 50만 개 칩 규모까지 확장할 수 있도록 설계됐습니다.

알리바바 차세대 AI 프로세서 Zhenwu V900과 AI 반도체 전략
차세대 AI 프로세서 Zhenwu V900(真武 V900) 방향성

여기서 재미있는 질문이 생깁니다.

“전자상거래 회사가 왜 반도체를 만들까?”

AI 시대에는 좋은 AI 모델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AI가 많아질수록 엄청난 계산능력이 필요하고, 결국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전력과 Cloud가 필요합니다.

알리바바는 2032년까지 글로벌 데이터센터 용량을 20GW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도 제시했습니다.

즉 알리바바의 AI 전략은 Qwen에서 끝나는 것이 아닙니다.

AI를 돌리는 두뇌뿐 아니라 그 두뇌가 살아가는 거대한 공장까지 직접 만들겠다는 것에 가깝습니다.


숫자를 보면 변화는 이미 시작됐습니다

이것이 단순한 미래 계획에 불과한지도 확인해봤습니다.

그런데 최근 실적을 보면 조금 다른 모습이 보입니다.

2026년 6월 분기 알리바바의 AI Cloud & Compute Services 매출은 약 7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45% 증가했습니다.

Cloud 성장률로는 22개 분기 만에 가장 높은 수준입니다.

특히 AI 관련 제품 매출은 12개 분기 연속 세 자릿수 성장을 기록했습니다.

즉 알리바바에게 AI는 아직 돈을 쓰기만 하는 연구 프로젝트가 아니라 조금씩 실제 사업으로 연결되고 있습니다.

👉 Alibaba Group|2026년 6월 분기 AI·Cloud 실적


그렇다면 알리바바의 경쟁자는 이제 누구일까?

과거 알리바바의 경쟁자를 이야기하면 JD.com(京东)이나 Pinduoduo(拼多多)를 먼저 떠올렸습니다.

전자상거래 시장점유율을 놓고 경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AI를 중심으로 알리바바를 바라보면 경쟁구도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Baidu, Tencent, ByteDance와 AI 모델과 Cloud에서 경쟁해야 하고, 글로벌 시장으로 나가면 훨씬 더 많은 AI·Cloud 기업들과 만나게 됩니다.

결국 알리바바가 들어가려는 시장 자체가 과거보다 훨씬 커진 것입니다.

물론 위험도 있습니다.

AI 반도체와 데이터센터에는 막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기술 변화 속도도 매우 빠릅니다.

Qwen이 좋은 모델을 만드는 것과 이를 지속적인 수익으로 연결하는 것도 다른 문제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알리바바를 볼 때는 단순히 “AI 기술이 얼마나 좋은가?”보다 “AI 투자가 실제 매출과 이익으로 얼마나 연결되는가?”를 함께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알리바바는 다시 한번 자신의 경계를 넘어갈 수 있을까요?

최근 [중국기업을 읽다] 시리즈를 쓰면서 한 가지 재미있는 공통점을 발견하고 있습니다.

중국의 대표적인 기술기업들은 자신이 처음 시작했던 산업에만 머물러 있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샤오미는 스마트폰 회사에서 전기차와 AIoT 기업으로 영역을 넓혔습니다.

👉 [중국기업을 읽다] 제3편|샤오미는 어떻게 스마트폰 회사에서 자동차 회사가 되었을까?

Unitree 역시 작은 로봇기업에서 세계가 주목하는 휴머노이드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 [중국기업을 읽다] 제2편|작은 부스에서 세계적인 로봇기업으로, Unitree는 어떻게 10년 만에 여기까지 왔을까?

그리고 이제 알리바바도 또 한번 자신의 경계를 넘어가려 하고 있습니다.

1999년의 알리바바가 중국의 상품과 사람을 인터넷으로 연결하는 회사였다면,

2026년의 알리바바는 어쩌면

“중국의 AI를 움직이는 인프라를 공급하는 회사”

가 되려 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윈이 만든 전자상거래 제국은 앞으로 AI 제국으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까요?

아니면 엄청난 AI 투자 경쟁 속에서 또 다른 시험대에 오르게 될까요?

몇 년 뒤 우리가 알리바바를 여전히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이라고 소개하고 있을지, 아니면 ‘중국을 대표하는 AI 인프라 기업’이라고 부르게 될지 저는 그 변화가 상당히 궁금합니다.

조금 더 지켜보겠습니다.

이상 밥무쓰리부팅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함께 읽으면 좋은 글

👉 [중국기업을 읽다] 제3편|샤오미는 어떻게 스마트폰 회사에서 자동차 회사가 되었을까?

👉 [중국기업을 읽다] 제2편|작은 부스에서 세계적인 로봇기업으로, Unitree는 어떻게 10년 만에 여기까지 왔을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