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는 뭐가 나오는걸까?

[Insight Library #06] 구병모의 소설 ‘파과’, 삶의 조각을 껴안다

『파과』는 구병모 작가의 독특한 상상력과 문학적 깊이가 돋보이는 작품입니다. 방역이라는 은유적 직업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삶과 고통, 상처의 이야기. 제목 ‘파과’에 담긴 의미를 함께 탐구합니다.

📚 파과 – 한 번뿐인 인생, 그 빛나는 부서짐

‘파과’ — 제목부터 낯설었던 이 책이 이번에 내가 고른 작품이다. 책의 마지막 장까지 다 읽었지만, 작가 구병모는 이 ‘파과’라는 단어의 의미를 명확하게 설명하지 않았다.

구병모 작가의 소설 파과 리뷰 썸네일 – 조각난 과일과 불꽃처럼 사라지는 순간을 담은 감성 이미지

🖋️ 구병모 작가에 대하여

구병모는 『위저드 베이커리』로 데뷔한 이후, 감각적인 문체와 독특한 소재로 독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아온 작가다. 이후 『한 스푼의 시간』, 『네 이웃의 식탁』 등에서 인물의 내면과 사회 구조를 날카롭게 해석해왔다. 『파과』는 그녀의 장편 중에서도 인간의 고통, 폭력, 존재의 경계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문제작이다. 이 작품은 최근 뮤지컬과 영화로도 제작되며 그 입체적인 세계관을 더욱 넓혀가고 있다.

📖 파과 속 등장인물, 그리고 ‘방역’이라는 직업

작중 인물들의 이름부터 인상 깊다. ‘조각’이라는 노부인의 여주인공, ‘투우’라는 남자 주인공. 이름만으론 직업을 짐작할 수 없는 이들은, 사실 의뢰를 받고 특정 인물을 제거하는 ‘방역사’다. 소설은 이 두 사람의 감정선과 관계, 그리고 ‘방역’이라는 은유적 표현을 통해 인간의 본능과 선택을 압축적으로 보여준다.

🌑 '빛나는 순간'과 '사라짐'에 대하여

책장을 덮고도 오래 남았던 문장이 있다.

“사라진다. 살아 있는 모든 것이 농익은 과일이나 밤하늘에 쏘아올린 불꽃처럼 부서져 사라지기 때문에 유달리 빛나는 순간을 한번쯤은 각인하게 되는지도 모른다.”

이 문장은 지금 제2의 인생을 살아가는 나에게 묵직한 울림으로 다가왔다. ‘내가 뭘 좋아하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해온 시간과 겹쳐지면서, 한 번뿐인 인생에서 무엇을 선택하며 살아가야 하는지를 다시 되묻게 했다.

파과 소설 속 책 이미지 – 방역이라는 직업과 인간관계를 통해 표현되는 상처와 삶의 의미
구병모 작가님의 장편소설 '파과' 

🍑 '파과'라는 제목의 의미는?

책 안에서는 '파과'라는 단어에 대한 설명이 나오지 않았지만, 찾아본 결과 두 가지 해석이 가능했다.

  • 파과(破瓜): '瓜'를 파자하면 八+八 → 16세를 의미 → 여성의 성숙을 은유
  • 파과(破果): 상한 과일 → 인생의 상처나 고통을 상징

이런 의미를 고려하면, 주인공 조각이 후견인 류와 처음 관계를 맺은 나이도 16세 즈음이 아니었을까 추측하게 된다. 또한 후반부에 등장하는 ‘복숭아’와 ‘귤’이 으깨지는 묘사 역시 그런 상징을 더욱 강조한다.

📌 여운이 오래 남는 책

좋은 책은 읽고 난 후에도 여운이 오래 남는다. 『파과』는 나에게 그런 책이었다. 삶의 파편, 고통, 선택, 그리고 빛나는 순간들까지. 모든 것이 덧없이 사라진다고 하더라도, 그 찰나의 반짝임만큼은 오래도록 가슴에 남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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