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은 학교에서 공부하고, 회사에 들어가 일을 배웁니다.
그런데 중국에서는 로봇도 학교에 가서 일을 배우고 있다고 합니다.
처음 이 뉴스를 접했을 때 조금 의아했습니다.
AI가 이렇게 발전했는데 로봇에게도 별도의 학교가 필요하다는 것일까요?
2026년 10월 중국 언론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는 이미 70곳 이상의 체화지능(Embodied AI) 훈련시설이 운영되고 있으며, 40곳 이상이 추가로 건설되거나 계획되고 있다고 합니다.
로봇이 사람처럼 물건을 집고, 공구를 사용하고, 산업현장에서 일하는 방법을 배우는 공간입니다.
오늘은 이른바 '로봇 학교'가 왜 생겨났고, 로봇은 이곳에서 무엇을 배우며, 앞으로 어떤 사업기회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살펴보겠습니다.
1. 로봇은 왜 학교에 가야 할까요?
최근 중국의 휴머노이드 로봇 영상을 보면 정말 놀랍습니다.
사람처럼 걷고, 춤을 추고, 때로는 복잡한 동작까지 보여줍니다.
그런데 이런 로봇을 공장에 데려다 놓으면 바로 일을 할 수 있을까요?
꼭 그렇지는 않습니다.
예를 들어 작업대 위에 있는 부품을 집어서 상자에 넣는다고 생각해 보겠습니다.
사람에게는 간단한 일이지만 로봇은 부품의 위치를 확인하고, 어느 정도 힘으로 잡아야 하는지 판단하고, 떨어뜨리지 않고 옮겨야 합니다.
부품이 조금만 다른 위치에 있어도 작업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로봇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것과 실제 일을 잘할 수 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그래서 필요한 것이 실제 작업을 반복해서 배우는 훈련 과정입니다.
앞서 5편에서는 휴머노이드가 왜 사람을 닮아야 하는지 살펴봤습니다.
이번에는 그 로봇이 사람처럼 일하기 위해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를 알아보는 셈입니다.
👉 관련 글: AI 로봇은 왜 사람을 닮아야 할까? 휴머노이드가 주목받는 진짜 이유
2. 중국의 로봇 학교에서는 무엇을 가르칠까요?
중국에서 말하는 로봇 훈련시설은 일반적인 학교와는 조금 다릅니다.
중국어로는 주로 具身智能训练场(체화지능 훈련장)이라고 부릅니다.
실제 공장이나 물류센터, 가정과 비슷한 환경을 만들어 놓고 로봇이 다양한 작업을 연습하는 공간입니다.
![]() |
| 항저우의 로봇학교 졸업식 모습 (출처 - 저장짜이시엔(浙江在线)) |
2026년 10월 중국 언론이 소개한 베이징의 훈련시설에는 가정, 택배 분류, 화학 실험 등 다양한 작업 환경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로봇은 물건을 집고, 분류하고, 장비를 조작하는 동작을 반복해서 배웁니다.
여기서 흥미로운 점은 로봇을 가르치는 사람이 따로 있다는 것입니다.
작업자가 직접 시범을 보이거나 원격 조작장치를 이용해 로봇을 움직이면, 시스템은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영상과 동작 데이터를 수집합니다.
로봇은 이렇게 모인 데이터를 활용해 작업을 수행하는 방법을 학습합니다.
사람이 선생님이 되고 로봇이 학생이 되는 셈입니다.
이러한 학습 방식을 이해하려면 Embodied AI라는 개념을 함께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 관련 글: Embodied AI란? AI가 몸을 갖고 세상을 배우는 방법
3. 로봇은 어떻게 일을 배우는 걸까요?
로봇의 학습 방법은 다양하지만, 이해하기 쉽게 세 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① 사람이 작업을 보여줍니다
먼저 사람이 물건을 집거나 공구를 사용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원격 조작으로 로봇의 팔과 손을 직접 움직이기도 합니다.
이 과정에서 카메라 영상과 로봇 관절의 움직임, 힘과 위치 정보 등이 데이터로 기록됩니다.
![]() |
| VR을 이용한 로봇 학습장면 (출처 - xataka.com) |
② AI가 작업 데이터를 학습합니다
수집한 데이터를 이용해 AI 모델을 훈련시킵니다.
로봇은 어떤 물체를 어떻게 잡아야 하는지, 어떤 순서로 움직여야 하는지 학습합니다.
여기에 활용되는 기술 중 하나가 이전에 살펴봤던 VLA(Vision-Language-Action)입니다.
쉽게 말하면 로봇이 보고, 지시를 이해하고, 행동하도록 연결하는 AI 기술입니다.
👉 관련 글: VLA란? 로봇이 보고 이해하고 행동하는 AI 기술
③ 실제 환경에서 다시 검증합니다
AI 모델을 학습시켰다고 모든 작업이 완성되는 것은 아닙니다.
실제 로봇으로 작업을 수행하면서 성공률과 안전성, 작업시간 등을 확인해야 합니다.
실패한 작업은 원인을 분석하고 다시 데이터를 수집해 개선합니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서 로봇의 작업 능력이 조금씩 발전하는 것입니다.
4. 중국에는 실제로 로봇 학교가 70곳 넘게 있을까요?
그렇습니다. 다만 조금 정확하게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정보통신연구원 등의 조사에 따르면 2026년 6월 말 기준으로 중국 전역에 70곳 이상의 체화지능 훈련시설이 운영되고 있었습니다.
추가로 40곳 이상이 건설 또는 계획 단계에 있었습니다.
이 시설들이 모두 동일한 형태의 학교이거나 휴머노이드만 가르치는 곳은 아닙니다.
다양한 형태의 로봇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고, AI 모델을 학습시키며, 실제 작업 능력을 검증하는 시설을 포함합니다.
지역적으로는 장강삼각주, 베이징·톈진·허베이, 주강삼각주를 중심으로 산업 집적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제조업 관련 훈련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부품 분류, 물류 운반, 조립, 품질검사 등 실제 공장과 창고에서 필요한 작업을 배우는 것입니다.
저는 이 부분이 가장 흥미로웠습니다.
중국의 로봇 경쟁이 로봇을 잘 만드는 단계에서 로봇을 잘 가르치는 단계로 확대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5. 학교를 졸업한 로봇은 실제로 취직할 수 있을까요?
2026년 10월에는 중국 항저우에서 흥미로운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항저우 로봇 학교에서 두 달 넘게 훈련받은 로봇들이 졸업식을 가졌다는 것입니다.
졸업 대상에는 안내 로봇 2대, 순찰·점검 로봇 1대, 피아노 로봇 1대가 포함되었습니다.
이들은 각자의 실제 활용 현장으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이것만으로 로봇이 사람처럼 독립적으로 모든 업무를 수행할 수 있게 되었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로봇을 제작한 뒤 곧바로 판매하는 것이 아니라, 특정 업무에 맞게 훈련하고 검증한 후 배치하는 방식이 나타나고 있다는 점은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로봇의 하드웨어 성능만큼이나 어떤 업무를 얼마나 안정적으로 수행할 수 있는지가 중요해질 것입니다.
6. 로봇을 가르치는 것도 새로운 사업이 될까요?
저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까지 로봇 산업에서는 로봇 본체와 부품을 만드는 기업들이 주목받았습니다.
하지만 로봇이 실제 현장에서 일하려면 다른 역량도 필요합니다.
작업 데이터를 수집하고, AI 모델을 훈련하고, 현장 환경에 맞게 시스템을 연동하고, 성능을 검증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새로운 서비스 시장이 생겨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로봇 제조사가 직접 모든 산업의 작업 데이터를 확보하기는 어렵습니다.
자동차 공장의 조립 작업과 물류센터의 분류 작업, 병원의 물품 운반 작업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특정 산업의 업무를 잘 이해하고 실제 훈련 환경을 제공하는 기업이 중요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다만 훈련시설을 만든다고 무조건 수익이 발생하는 것은 아닙니다.
로봇 장비와 공간, 데이터 수집 인력, AI 연산 인프라 등에 상당한 투자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실제로 중국에서도 데이터 판매만으로 시설 투자비를 회수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는 단순 데이터 판매를 넘어 훈련·검증·현장 적용을 함께 제공하는 서비스가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7. 앞으로는 로봇을 만드는 회사보다 잘 가르치는 회사가 중요해질까요?
저는 로봇 제조와 로봇 학습이 서로 다른 경쟁력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뛰어난 로봇을 만드는 것도 어렵지만, 그 로봇이 실제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일하도록 만드는 것 역시 쉽지 않기 때문입니다.
특히 제조업과 물류업에서는 화려한 시연보다 작업 성공률과 안전성, 유지보수, 투자수익률이 더 중요합니다.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로봇이 학습하는 방법 자체도 발전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실제 현장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방식뿐 아니라 가상환경에서 작업을 시뮬레이션하고 학습하는 기술도 개발되고 있습니다.
앞으로는 실제 훈련과 가상 훈련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결합하느냐가 중요한 과제가 될 것입니다.
이런 변화는 AI가 단순히 정보를 처리하는 기술에서 벗어나 실제 물리적인 세계에서 행동하는 기술로 발전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 관련 글: Physical AI란? 생각하는 AI에서 행동하는 AI로
중국에 70곳 이상의 로봇 훈련시설이 생겼다는 사실보다 제가 더 주목하는 것은 이러한 변화입니다.
휴머노이드 산업의 다음 경쟁은 누가 더 사람처럼 움직이는 로봇을 만드느냐가 아니라, 누가 로봇에게 실제 일을 더 잘 가르치느냐가 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 중국 로봇 산업을 살펴볼 때는 새로운 로봇 모델뿐 아니라 그 로봇이 어디에서 무엇을 배우고, 실제 현장에서 어떤 성과를 내는지도 관심 있게 지켜봐야겠습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앞으로는 로봇도 사람처럼 특정 직무를 배우고, 시험을 통과한 뒤 현장에 배치되는 시대가 올까요?
이상 밥무쓰리부팅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참고자료
- 央视新闻, 70多家训练场已启用 我国具身智能全产业链加速推进, 2026.10.09
- Yicai Global, China Has Over 70 Embodied AI Training Centers, 2026.08.28
- 湖南省工业和信息化厅, 具身智能训练场 机器人“上课”忙, 2026.10.13
- 新华社, 走进杭州机器人学校——看机器人在课堂学会啥?, 2026.10.16
- 新华社, 具身智能训练场 산업 현황 및 사업화 분석, 2026.09.15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