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석, 유리 위를 걷다 – 잊혀진 광산 도시의 속삭임
안녕하세요. 밥무쓰리부팅입니다.
출장을 다니다 보면 익숙한 도시보다, 처음 들어보는 지명에서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발길이 닿은 곳은 후베이성(湖北省)의 황석시(黄石市). 우한에서 차로 두 시간 남짓 걸리는, 지도에서도 쉽게 눈에 띄지 않는 도시였습니다.
호텔 창밖으로 내려다본 첫인상은 조용함 그 자체였습니다. 번화가도, 소란도 없이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도시. 몸이 지쳤던 탓일까요, 그 고요함이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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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물 위에 떠 있는 성 – 시엔다오후의 첫 숨결
출장 일정 중 하루, 시간을 내어 仙岛湖(시엔다오후)라는 호수를 찾았습니다. 이름조차 낯선 이 호수는 말 그대로 '섬처럼 떠 있는 산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유람선을 타고 물결을 가르며 나아가다 마주한 건, 하늘 위에 세운 듯한 구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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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空之城 (출처 - 黄石文旅) |
'天空之城(티엔콩쯔청)'. 유리로 만들어진 전망대는 해발 520미터에 설치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투명한 바닥 아래로 펼쳐진 절벽과 호수. 처음에는 발을 내딛는 것도 망설여졌지만, 어느 순간 바람과 함께 두려움은 설렘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아래쪽에는 커다란 손바닥 조형물이 있었고, 누군가는 그 위에서 웃으며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그 장면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도시의 상징은 화려함이 아니라, 그런 소소한 순간들에 숨어있는 것 같았습니다.
⛏️ 땅 아래의 시간 – 황석광산의 기억
황석은 원래 철광 산업으로 이름을 알린 도시였습니다. 그 역사를 품고 있는 황석국가광산공원은 생각보다 더 거대했습니다. 100년 넘게 철을 캐낸 흔적이, 깊이 444미터의 붉은 지층을 따라 그대로 남아 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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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국가광산공원 (출처 - 바이두) |
산책로를 걷다 보니, 마오쩌둥 주석의 동상도 눈에 띄었고, 철구조물로 만든 전시물들도 이색적이었습니다. 산업 도시의 영광이 사라진 자리에는, 이제는 관광객의 발걸음이 대신 채워지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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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오쩌둥 주석 동상 (출처 - 바이두) |
밤이 되자 광산 벽면에 불이 들어왔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왔습니다. 삭막할 줄만 알았던 광산에 조용한 아름다움이 깃든 순간이었습니다.
🦐 시장에서 만난 저녁
호텔로 돌아가는 길, 작은 시장 골목에서 늦은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눈에 띈 것은 싱싱한 롱샤(小龙虾). 계절이 제철인지라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푸짐했습니다.
옆자리엔 현지 아주머니들이 맥주잔을 부딪치며 웃고 있었고, 저는 조용히 그 분위기에 젖어들었습니다. 낯선 도시, 낯선 음식이지만 이상하게도 마음 한켠이 따뜻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 황석이라는 도시를 기억하며
황석은 작습니다. 관광도시도, 비즈니스 중심지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마치 서랍 속에 넣어둔 오래된 엽서 같은 풍경과 감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만약 당신이 후베이성에 머무를 일이 있다면, 이 도시를 하루쯤은 걸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호수와 유리 전망대, 그리고 따뜻한 시장 사람들까지. 느린 하루가 주는 위로를 황석에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지금까지 밥무쓰리부팅이었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 이 글은 황석을 직접 여행하며 보고 느낀 경험을 바탕으로, 제 개인적인 시선으로 정리한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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