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는 뭐가 나오는걸까?

[도시, 사람, 그리고 한중 이야기] 제4편 - 황석시, 조용한 광산도시에서 보낸 하루

후베이성 황석시의 시엔다오후 유리 전망대와 황석광산공원을 에세이 감성으로 담은 출장 여행기. 낯선 도시에서 마주한 호수, 산업 유산, 현지 시장의 하루가 주는 위로의 기록입니다.

황석, 유리 위를 걷다 – 잊혀진 광산 도시의 속삭임

후베이성 황석시의 시엔다오후 전망대에서 바라본 섬들로 가득한 호수와 석양

안녕하세요. 밥무쓰리부팅입니다.

출장을 다니다 보면 익숙한 도시보다, 처음 들어보는 지명에서 오히려 더 많은 이야기를 만나는 것 같습니다. 이번에 발길이 닿은 곳은 후베이성(湖北省)의 황석시(黄石市). 우한에서 차로 두 시간 남짓 걸리는, 지도에서도 쉽게 눈에 띄지 않는 도시였습니다.

호텔 창밖으로 내려다본 첫인상은 조용함 그 자체였습니다. 번화가도, 소란도 없이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도시. 몸이 지쳤던 탓일까요, 그 고요함이 오히려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 관련글 보기[도시, 사람, 그리고 한중이야기] 제2편 - 훼이조우(惠州)

🧭 물 위에 떠 있는 성 – 시엔다오후의 첫 숨결

출장 일정 중 하루, 시간을 내어 仙岛湖(시엔다오후)라는 호수를 찾았습니다. 이름조차 낯선 이 호수는 말 그대로 '섬처럼 떠 있는 산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었습니다. 유람선을 타고 물결을 가르며 나아가다 마주한 건, 하늘 위에 세운 듯한 구조물.

황석시 시엔다오후에 위치한 유리 전망대 '天空之城'의 외관 전경
天空之城 (출처 - 黄石文旅)

'天空之城(티엔콩쯔청)'. 유리로 만들어진 전망대는 해발 520미터에 설치되어 있다고 했습니다. 투명한 바닥 아래로 펼쳐진 절벽과 호수. 처음에는 발을 내딛는 것도 망설여졌지만, 어느 순간 바람과 함께 두려움은 설렘으로 바뀌었습니다.

그 아래쪽에는 커다란 손바닥 조형물이 있었고, 누군가는 그 위에서 웃으며 사진을 찍고 있었습니다. 왠지 모르게, 그 장면이 오래도록 기억에 남습니다. 도시의 상징은 화려함이 아니라, 그런 소소한 순간들에 숨어있는 것 같았습니다.

⛏️ 땅 아래의 시간 – 황석광산의 기억

황석은 원래 철광 산업으로 이름을 알린 도시였습니다. 그 역사를 품고 있는 황석국가광산공원은 생각보다 더 거대했습니다. 100년 넘게 철을 캐낸 흔적이, 깊이 444미터의 붉은 지층을 따라 그대로 남아 있었죠.

황석국가광산공원의 붉은 지층과 철광 채굴 흔적이 남아 있는 채광장
황석국가광산공원 (출처 - 바이두)

산책로를 걷다 보니, 마오쩌둥 주석의 동상도 눈에 띄었고, 철구조물로 만든 전시물들도 이색적이었습니다. 산업 도시의 영광이 사라진 자리에는, 이제는 관광객의 발걸음이 대신 채워지고 있었습니다.

황석광산공원 내 세워진 마오쩌둥 주석의 대형 동상
마오쩌둥 주석 동상 (출처 - 바이두)

밤이 되자 광산 벽면에 불이 들어왔고, 잔잔한 음악이 흘러나왔습니다. 삭막할 줄만 알았던 광산에 조용한 아름다움이 깃든 순간이었습니다.

🦐 시장에서 만난 저녁

호텔로 돌아가는 길, 작은 시장 골목에서 늦은 저녁을 해결하기로 했습니다. 마침 눈에 띈 것은 싱싱한 롱샤(小龙虾). 계절이 제철인지라 가격도 저렴하고, 양도 푸짐했습니다.

옆자리엔 현지 아주머니들이 맥주잔을 부딪치며 웃고 있었고, 저는 조용히 그 분위기에 젖어들었습니다. 낯선 도시, 낯선 음식이지만 이상하게도 마음 한켠이 따뜻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 황석이라는 도시를 기억하며

황석은 작습니다. 관광도시도, 비즈니스 중심지도 아닙니다. 하지만 그 안에는 마치 서랍 속에 넣어둔 오래된 엽서 같은 풍경과 감정이 담겨 있었습니다.

만약 당신이 후베이성에 머무를 일이 있다면, 이 도시를 하루쯤은 걸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호수와 유리 전망대, 그리고 따뜻한 시장 사람들까지. 느린 하루가 주는 위로를 황석에서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요.

지금까지 밥무쓰리부팅이었습니다. 오늘도 감사합니다.

※ 이 글은 황석을 직접 여행하며 보고 느낀 경험을 바탕으로, 제 개인적인 시선으로 정리한 이야기입니다.

📌 #황석시 #후베이여행 #중국출장기 #시엔다오후 #티엔콩쯔청 #황석광산공원 #중국도시탐방 #중국소도시여행 #중국여행추천 #밥무쓰리부팅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