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출장길에서 만난 잊지 못할 맛, 라즈지(辣子鸡)
안녕하세요, 밥무쓰리부팅입니다.
오늘은 제가 중국에서 처음 맛본 잊을 수 없는 음식, 바로 라즈지(辣子鸡) 이야기를 해드리려고 합니다.
2003년 동관, 치맥을 그리워하던 그때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제가 처음 중국에 발을 내디뎠던 곳은 광둥성 동관(东莞)이었습니다. 한국에서 부푼 마음을 안고 출장길에 올랐지만, 낯선 땅에서 가장 먼저 느낀 건 음식에 대한 갈증이었죠. 한국 음식점이 있긴 했지만, 그곳에서 먹는 탕수육이나 된장찌개는 어딘가 부족했습니다. 무엇보다도 무더운 동관의 여름날, 한국에서 즐겨 먹던 치맥이 그렇게나 간절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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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치킨이 없다고? 그때 발견한 오아시스
맥주는 중국에도 있었지만, 문제는 치킨이었습니다. 한국에서처럼 바삭한 프라이드치킨을 찾을 수 없던 시절, “여기서 내가 어떻게 치킨을 먹지?” 하는 고민이 늘 따라다녔죠. 그러던 어느 날, 우연히 들어간 사천 요리 전문점에서 운명처럼 만난 음식이 있었습니다. 바로 라즈지(辣子鸡). 매콤한 향과 바삭하게 튀겨낸 닭고기의 조화는 당시 저에게 진짜 오아시스 같은 위로였죠.
🥢 라즈지(辣子鸡)란?
라즈지는 중국 사천성(四川省)을 대표하는 전통 요리 중 하나로, ‘매운 고추 닭고기’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잘게 썬 닭고기를 바삭하게 튀긴 뒤, 마라(麻辣) 특유의 향신료와 말린 고추를 아낌없이 넣어 볶아내는 요리입니다. 보기에는 온통 붉은 고추로 뒤덮여 있지만, 그 속에 숨어 있는 닭고기를 찾아 먹는 재미가 있습니다. 먹는 순간 입안 가득 터지는 매운맛과 알싸한 향신료의 조화는 “이것이 진짜 중국식 치킨이구나!” 하는 감탄을 자아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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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한 닭살튀김요리 라즈지(辣子鸡) (출처 - 바이두) |
🍺 치맥 대신 ‘라맥’
한국에서는 치킨과 맥주가 최고의 궁합이지만, 중국에서는 자연스럽게 “라즈지 + 맥주” 조합을 즐기게 되었습니다. 매운 고추와 기름에 튀겨진 닭고기의 풍미는 맥주와 완벽하게 어울렸고, 그 순간만큼은 한국에서 먹던 치맥이 전혀 부럽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동관에서의 첫 라즈지를 떠올리면, 땀을 뻘뻘 흘리면서도 웃음 지으며 맥주잔을 기울이던 제 모습이 생생히 기억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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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고기보다 마른고추가 더 많은 전통 사천라즈지(출처 - 바이두) |
🥘 라즈지의 기본 조리법
- 닭고기를 한입 크기로 썰어 전분을 묻혀 튀겨낸다.
- 웍에 마늘, 생강, 파, 말린 홍고추, 화자오(花椒: 산초)를 볶아 향을 낸다.
- 튀긴 닭고기를 넣고 간장, 소금, 설탕, 약간의 청주로 간을 맞춘다.
- 고추와 향신료가 닭고기에 고루 배도록 센 불에서 빠르게 볶아낸다.
완성된 라즈지는 보기만 해도 입안에 군침이 돌고, 그 매운 향이 코끝을 자극합니다. 한국인의 입맛에도 잘 맞아, 처음 중국을 여행하는 분들이라면 꼭 한 번 맛봐야 할 요리로 추천하고 싶습니다.
🌍 글로벌 미식으로 자리잡은 라즈지
흥미로운 점은, 이제 라즈지가 단순히 중국 현지 음식에 머무르지 않고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 유럽, 한국의 중식당 메뉴에도 라즈지가 자리 잡으며, 사천요리=마라 요리의 대명사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에게는 “중국식 치킨”이라는 별칭으로 SNS를 통해 널리 공유되고 있죠.
✨ 마무리하며
제게 라즈지는 단순한 한 끼 음식이 아니라, 2003년 동관에서의 추억과 중국 생활의 시작을 함께 담고 있는 특별한 요리입니다. 한국에서 치맥을 떠올리듯, 중국에서는 라즈지가 저의 소울푸드가 되었죠. 혹시 중국을 여행하거나 사천요리 전문점을 찾게 된다면, 꼭 “라즈지 한 접시”를 주문해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아마도 여러분에게도 잊지 못할 추억의 맛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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