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는 뭐가 나오는걸까?

[중국을 걷다] 제5편 - 사진으로는 몰랐습니다, 쿤밍 석림에 들어가니 정말 ‘돌의 숲’이었습니다

쿤밍 여행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석림(石林). 직접 걸어본 UNESCO 세계자연유산의 거대한 카르스트 지형과 이족 문화, 관람 방법과 외국인 입장권 구매 경험까지 소개합니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몰랐습니다. 정말 '돌로 만든 숲'이었습니다

지난 [중국을 걷다] 제4편에서는 운남성의 성도인 쿤밍(昆明)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쿤밍은 '봄의 도시'라고 불릴 만큼 온화한 기후를 가진 도시이면서, 다양한 소수민족의 문화가 공존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쿤밍에 가면 가볼 만한 곳도 정말 많습니다.

운남성박물관, 운남민족촌, 취호(翠湖) 등 유명한 관광지가 있지만, 쿤밍 여행에서 빼놓기 어려운 곳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석림(石林, Shilin Stone Forest)입니다.

저도 여행 전에는 사진으로 석림을 여러 번 봤습니다.

그런데 직접 석림 안으로 들어가 보니 사진으로 보던 것과는 느낌이 상당히 달랐습니다.

“아, 그래서 이곳의 이름이 석림(石林)이구나.”

몇 개의 특이한 바위가 모여 있는 곳이 아니었습니다.

크고 작은 회색빛 바위들이 끝없이 이어지고, 어떤 바위는 하늘을 찌를 듯 뾰족하게 솟아 있었습니다.

또 어떤 바위는 사람이나 동물처럼 기이한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말 그대로 돌로 이루어진 거대한 숲이었습니다.

중국 운남성 쿤밍 석림의 거대한 돌기둥과 카르스트 지형 풍경

쿤밍까지 갔다면 왜 석림을 봐야 할까요?

쿤밍 여행을 검색하면 석림은 빠지지 않고 등장합니다.

하지만 저는 처음에는 조금 궁금했습니다.

“바위가 많은 곳인데, 왜 이렇게까지 유명한 걸까?”

직접 가보고 나니 그 이유를 조금은 알 것 같았습니다.

단순한 기암괴석 관광지가 아닙니다

석림은 단순히 모양이 특이한 바위를 모아놓은 관광지가 아닙니다.

오랜 시간 자연이 만들어낸 카르스트 지형을 대표하는 곳입니다.

석회암이 물과 자연환경의 영향을 받으며 오랜 시간 침식되고 변화하면서 지금과 같은 독특한 지형이 만들어졌습니다.

석림의 일부는 2007년 '중국 남방 카르스트(South China Karst)'의 구성요소로 UNESCO 세계자연유산에 등재되었습니다.

중국에서도 최고 등급인 국가 5A급 관광지로 지정되어 있어 매일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기도 합니다.

멀리서 볼 때와 안으로 들어갔을 때가 전혀 다릅니다

석림의 진짜 매력은 멀리서 바라보는 것보다 직접 그 안으로 들어갔을 때 느껴집니다.

거대한 돌기둥 사이로 좁은 길이 이어지고, 그 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정말 숲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됩니다.

다만 나무 대신 수많은 거대한 바위가 서 있을 뿐입니다.

호수에 비친 석림의 모습을 바라보면 또 전혀 다른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거칠고 날카로운 바위와 잔잔한 물, 그리고 중국식 정자가 묘한 대비를 만들어냅니다.

쿤밍 석림 관광지 입구에서 바라본 호수와 정자, 거대한 석회암 바위 풍경
석림으로 들어가는 입구의 모습

수억 년의 시간이 만들어낸 '돌의 숲'

석림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한 가지 질문이 떠오릅니다.

“도대체 자연은 얼마나 긴 시간을 들여 이런 모습을 만들었을까?”

똑같이 생긴 바위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제가 석림에서 가장 흥미롭게 느꼈던 부분은 바위 하나하나의 모양이 모두 다르다는 것이었습니다.

어떤 바위는 칼날처럼 날카롭게 솟아 있고, 어떤 바위는 거대한 성벽처럼 보입니다.

또 어떤 것은 사람의 얼굴이나 동물의 모습을 닮은 것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래서 석림을 걷다 보면 자연스럽게 상상하게 됩니다.

“저 바위는 무엇을 닮았을까?”

“저 위에 있는 바위는 어떻게 떨어지지 않고 저렇게 서 있을까?”

자연이 만들어낸 거대한 조각 작품을 하나씩 찾아가는 느낌이었습니다.

높은 곳에서 보면 '석림'이라는 이름이 더 잘 이해됩니다

특히 높은 곳에서 석림 전체를 바라보면 왜 이곳을 '돌의 숲'이라고 부르는지 더욱 분명하게 알 수 있습니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중국 남방 카르스트에 포함된 쿤밍 석림의 기암괴석
석림 입구에 위치한 세계문화유산를 나타내는 돌기둥 모습

회색빛 바위가 나무처럼 빽빽하게 솟아 있고 그 사이사이에 푸른 나무들이 자라고 있습니다.

사진을 자세히 보면 아래쪽 길을 걷고 있는 사람들이 아주 작게 보입니다.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석림의 실제 규모가 얼마나 큰지 조금이나마 짐작할 수 있습니다.

석림에서 저를 압도했던 것은 바위의 크기만이 아니라, 그 풍경을 만들어낸 '시간의 크기'였습니다.


석림은 걸어서 보는 것이 좋을까, 관람차를 타는 것이 좋을까?

석림 여행을 준비하는 분이라면 이것도 궁금할 것 같습니다.

“석림을 전부 걸어서 봐야 할까?”

제 경험으로는 두 가지를 적절하게 섞는 방법을 추천합니다.

바위 사이에서는 직접 걸어보세요

석림의 진짜 모습을 느끼고 싶다면 반드시 어느 정도는 직접 걸어봐야 합니다.

바위 사이의 좁은 길을 지나고, 바로 눈앞에서 거대한 돌기둥을 올려다보는 경험은 차를 타고 지나가면서는 느끼기 어렵습니다.

멀리서 보면 하나의 풍경처럼 보이던 바위도 가까이 다가가면 표면의 색깔과 균열, 오랜 세월 침식된 흔적까지 보입니다.

하지만 모든 구간을 걸을 필요는 없습니다

석림은 생각보다 넓습니다.

특히 더운 계절이나 부모님, 아이와 함께 여행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걸어서 둘러보는 것은 부담스러울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관광지 내에서 운행하는 전동 관람차를 적절히 이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저는 오히려 이 방법이 시간과 체력을 아끼면서 석림을 효율적으로 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 관람차를 이용해 주요 구간 이동
  • 중요한 관람 포인트에서 하차
  • 바위 사이를 직접 걸으며 관람
  • 다시 관람차를 이용해 다음 구간 이동

석림을 하루 종일 걷는 것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면 이런 방식이 훨씬 편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석림이라는 글자가 세겨진 대표적인 포토스팟의 이미지
석림안에서도 대표적인 포토스팟

화려한 입구를 지나면 완전히 다른 세계가 시작됩니다

제가 방문했을 당시 석림 관광지 입구는 상당히 화려했습니다.

꽃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장식과 운남 소수민족을 떠올리게 하는 화려한 문양이 관광객들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입구에는 많은 관광객이 사진을 찍고 있었고, 중국을 대표하는 5A급 관광지답게 주변 관광시설도 잘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화려한 입구를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집니다.

사람이 만들어놓은 공간은 조금씩 사라지고, 어느 순간 거대한 바위와 나무들이 시야를 채우기 시작합니다.

그때부터 비로소 진짜 석림 여행이 시작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중국 쿤밍 석림에서 만난 독특하고 기이한 형태의 거대한 석회암 바위
기괴한 모습의 석림

외국인 여행자로서 한 가지 아쉬웠던 점도 있었습니다

석림 자체는 상당히 인상적이었지만, 여행하면서 한 가지 아쉬웠던 부분도 있었습니다.

바로 입장권 구매 방법이었습니다.

외국인은 온라인 예매가 쉽지 않았습니다

중국에서는 대부분의 유명 관광지를 APP이나 위챗 미니프로그램을 통해 사전에 예약하고 입장권까지 구매할 수 있습니다.

중국에서 생활하다 보면 이제 이런 방식이 오히려 더 익숙합니다.

그런데 제가 석림을 방문했을 당시에는 외국인 신분으로 일반적인 APP이나 미니프로그램을 이용해 사전에 입장권을 구매하기가 어려웠습니다.

결국 저는 입구 매표소에서 직접 입장권을 구매해야 했습니다.

UNESCO 세계자연유산에 포함되고 중국 5A급 관광지로 지정된 곳인 만큼 외국인 관광객도 상당히 많이 방문할 텐데, 이 부분은 조금 아쉬웠습니다.

중국인에게는 매우 편리한 디지털 관광 시스템이 외국인에게도 조금 더 쉽게 열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예약 및 입장 방식은 변경될 수 있으므로, 외국인 여행자라면 방문 전에 여권을 이용한 온라인 예약 가능 여부와 최신 입장권 구매 방법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것을 권합니다.


석림을 자연만 보고 돌아오면 놓치는 것이 있습니다

석림에는 거대한 바위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운남 여행을 하면서 제가 계속 관심을 가지게 된 또 하나의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소수민족입니다.

석림은 이족(彝族)의 삶과도 연결된 곳입니다

석림이 위치한 지역은 석림 이족자치현(石林彝族自治县)입니다.

이 지역에는 오랫동안 이족 사람들이 살아왔습니다.

관광지에서 만나는 화려한 색상과 독특한 문양, 전통복식에서도 이 지역의 소수민족 문화를 엿볼 수 있습니다.

대리와 시조우에서 백족(白族)을 만났다면, 쿤밍과 석림에서는 또 다른 운남의 얼굴인 이족(彝族)을 만나게 되는 셈입니다.

제가 운남 여행을 하면서 점점 흥미롭게 느끼는 것도 바로 이 부분입니다.

운남에서는 지역을 조금만 이동해도 풍경뿐 아니라 사람과 문화까지 달라집니다.

어쩌면 이것이 운남을 한 번의 여행으로 모두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석림은 멀리서 보는 것보다 그 안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석림 사진을 검색하면 대부분 거대한 바위들이 솟아 있는 멋진 전경이 나옵니다.

그런데 제가 직접 가보고 느낀 석림의 진짜 매력은 그런 전경보다 오히려 바위 사이로 직접 들어갔을 때 시작되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바위의 표정이 보입니다

바위 바로 아래에 서면 멀리에서는 보이지 않던 것들이 보입니다.

표면의 거친 질감과 깊은 균열, 검은색과 황갈색이 섞여 있는 바위의 색깔까지 눈에 들어옵니다.

멀리서는 하나의 거대한 풍경처럼 보였던 돌들이 가까이에서는 각각 전혀 다른 모습으로 다가옵니다.

그리고 거대한 바위 사이에 사람이 서 있으면 인간이라는 존재가 참 작게 느껴집니다.

사진으로 봤을 때는 '특이한 바위'였습니다.
하지만 직접 그 안으로 들어가니 정말 '돌의 숲'이었습니다.

그래서 쿤밍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저는 석림을 일정에 넣어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유명해서 한 번 가보는 관광지가 아니라, 직접 걸어봐야 '석림'이라는 이름의 의미를 이해할 수 있는 곳이기 때문입니다.

중국 운남성 쿤밍 소석림의 푸른 나무 사이로 솟아 있는 거대한 석회암 돌기둥
석림중 소석림의 아름다운 모습

운남을 여행할수록 '중국 안의 또 다른 중국'이 보입니다

대리에서 시작한 이번 [중국을 걷다] 여행은 어느새 쿤밍까지 이어졌습니다.

제1편에서는 대리라는 도시를 만났고, 제2편에서는 얼하이와 대리고성을 걸었습니다.

제3편에서는 시조우에서 백족의 삶을 조금이나마 느껴봤고, 제4편에서는 운남성의 성도 쿤밍이라는 도시를 알아봤습니다.

그리고 이번 제5편에서는 수많은 돌기둥 사이를 직접 걸으며 석림을 만났습니다.

제가 이번 운남 여행에서 발견한 것

여행을 계속할수록 한 가지 생각이 조금씩 분명해지고 있습니다.

운남의 매력은 유명한 관광지 몇 곳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대리의 얼하이도 아름다웠고, 시조우의 논밭도 좋았습니다.

그리고 석림의 거대한 바위들도 놀라웠습니다.

하지만 그 풍경 속에는 언제나 그곳에서 오랫동안 살아온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백족이 있었고, 이족이 있었으며, 지역마다 전혀 다른 삶과 문화가 있었습니다.

운남의 진짜 매력은 아름다운 자연과 그곳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삶이 함께 만들어낸 다양성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앞으로도 [중국을 걷다]에서는 유명 관광지를 단순히 소개하기보다, 제가 직접 걷고 보고 느낀 중국의 모습을 하나씩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밥무쓰리부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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