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에는 뭐가 나오는걸까?

[News Or Nius] #56 - 중국도 로봇 거품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Unitree 이후 달라진 분위기

중국도 휴머노이드 로봇 거품을 걱정하기 시작했을까요? Unitree 상장 이후 달라진 분위기와 중국 로봇산업이 마주한 수익성·사업성 검증을 살펴봅니다.

얼마 전 베이징에서 열린 WRC 2026을 직접 다녀온 뒤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글을 몇 편 썼습니다.

제가 현장에서 가장 놀랐던 것은 로봇의 현재 기술 수준보다 발전하는 속도였습니다.

몇 달 전 봤던 로봇과 비교해도 움직임이 달라져 있었고, 춤추고 뛰는 것을 넘어 물건을 집고 옮기고 분류하는 모습도 점점 많아졌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런 질문도 던졌습니다.

“중국 휴머노이드가 이제 정말 일을 하기 시작한 것일까?”

그런데 최근 중국에서 조금 다른 분위기의 뉴스가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이번에는 로봇이 얼마나 잘 걷고 뛰는지가 아닙니다.

“그래서 이 회사가 정말 돈을 벌 수 있는가?”

라는 질문입니다.

중국도 이제 휴머노이드 로봇의 ‘거품’을 걱정하기 시작한 것일까요?







계기는 Unitree의 상장이었습니다

중국 휴머노이드 산업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기업이 있습니다.

Unitree(宇树科技).

저도 WRC에서 여러 번 Unitree 로봇을 직접 봤고, 얼마 전에는 별도의 글을 통해 이 회사가 작은 로봇기업에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한 과정도 정리했습니다.

Unitree는 2026년 8월 상하이 STAR Market에 상장했습니다.


그리고 첫날 주가는 공모가 대비 약 460% 상승했습니다.

로봇 한 회사의 상장이 아니라 중국 휴머노이드 산업 전체에 대한 기대가 주가에 반영된 것처럼 보였습니다.

하지만 이후 상황은 조금 달라졌습니다.

급등했던 주가가 고점에서 크게 떨어지면서

“휴머노이드에 대한 기대가 너무 앞서간 것은 아닐까?”

라는 질문도 나오기 시작했습니다.

👉 [중국기업을 읽다] 제2편|작은 부스에서 세계적인 로봇기업으로, Unitree는 어떻게 10년 만에 여기까지 왔을까?


그리고 중국 당국의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보도가 나왔습니다

9월 9일 Reuters는 중국 당국이 휴머노이드 로봇기업들의 IPO 심사를 보다 엄격하게 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다만 여기서 한 가지는 정확하게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현재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새로운 공식 규정을 발표한 것은 아닙니다.

Reuters가 The Information의 보도를 인용한 내용에 따르면, 중국 당국이 투자은행과 관련 기업들에게 비공식적인 가이드를 전달했고 휴머노이드 기업이 상장하기 위해서는 이전보다 더 명확한 사업성과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그 기준이 흥미롭습니다.

지속적인 매출을 만들 수 있는가.

적자를 줄여나갈 수 있는가.

실질적인 기술혁신을 가지고 있는가.

결국 질문은 하나로 모입니다.

“멋진 로봇을 만들 수 있다는 것과 좋은 사업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은 같은 것인가?”

👉 Reuters|China curbs humanoid IPOs after Unitree's volatile debut


사실 WRC에서도 변화의 신호는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WRC 2026에서 봤던 모습도 비슷했습니다.

과거 로봇 전시회의 관심은

“얼마나 잘 걷는가?”

“얼마나 빠르게 뛰는가?”

“얼마나 사람처럼 움직이는가?”

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조금 달랐습니다.

물건을 옮기고, 조립하고, 분류하는 등 실제 산업현장에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로봇이 많아졌습니다.

WRC에는 처음으로 ‘Procurement Day’까지 만들어져 실제 구매상담과 공급망 매칭도 진행됐습니다.

👉 [News Or Nius] #51|춤추고 싸우던 중국 로봇들, 이제 진짜 ‘일’하기 시작했다?

결국 로봇산업의 질문 자체가

“무엇을 할 수 있는가?”에서 “누가 이것을 돈을 주고 살 것인가?”로

조금씩 바뀌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국 휴머노이드 시장은 여전히 빠르게 커지고 있습니다

그렇다고 중국 휴머노이드 산업의 성장이 멈췄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TrendForce는 2026년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 시장규모가 약 150억 위안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습니다.

2027년에도 대량생산과 적용 확대에 따라 최소 60% 이상의 성장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자동차, 3C전자, 물류, 에너지 등 실제 산업현장으로 적용범위도 넓어지고 있습니다.

👉 TrendForce|China’s Humanoid Robot Market to Reach CNY 15 Billion in 2026

하지만 TrendForce가 이야기하는 또 하나의 중요한 표현이 있습니다.

Commercial Validation.

우리말로 표현하면 이제 본격적인 ‘사업성 검증’이 시작됐다는 의미에 가깝습니다.


첫 주문보다 중요한 것은 ‘두 번째 주문’일지도 모릅니다

저는 이 부분이 상당히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새로운 로봇을 처음 도입하는 기업은 많을 수 있습니다.

PoC를 해볼 수도 있고, 몇 대를 구매해 생산라인이나 물류센터에 투입해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중요한 것은 그 다음입니다.

첫 번째 로봇을 사용한 고객이 두 번째, 세 번째 로봇을 다시 구매하는가?

로봇 한 대 가격뿐 아니라 설치·교육·유지보수 비용까지 고려했을 때 실제 사람을 대신하거나 생산성을 높일 수 있는가?

그리고 그 결과 기업이 투자한 비용만큼 효과를 얻을 수 있는가?

TrendForce 역시 현재 중국 휴머노이드 시장에서 초기 주문이 실제 반복구매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운영효율과 비용을 고려했을 때 합리적인 ROI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가 중요한 시험대라고 보고 있습니다.

저 역시 물류자동화와 로봇 관련 일을 하면서 비슷한 생각을 자주 합니다.

PoC가 성공하는 것과 사업이 성공하는 것은 다릅니다.

결국 고객이 다시 사야 시장이 만들어집니다.


중국은 오히려 다음 단계로 넘어가고 있는 것일까요?

그래서 이번 뉴스를 단순히

“중국 휴머노이드에 거품이 생겼다.”

라고 해석하는 것도 조금 이른 것 같습니다.

다르게 보면 중국 휴머노이드 산업이 한 단계 성장하면서 평가기준이 달라지고 있는 것일 수도 있습니다.

1단계 : 로봇을 만들 수 있는가?

2단계 : 사람처럼 움직일 수 있는가?

3단계 : 실제 현장에서 일할 수 있는가?

4단계 : 고객이 돈을 주고 계속 살 것인가?

어쩌면 중국 휴머노이드 산업은 지금 3단계에서 4단계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좋은 로봇이 좋은 사업이 될 수 있을까요?

저는 WRC 2026을 직접 보면서 중국 로봇의 발전 속도가 상당히 빠르다고 느꼈습니다.

그 생각은 지금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빠르게 발전한다는 것과 모든 로봇기업이 성공한다는 것은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수많은 기업이 등장했던 중국 전기차 시장도 결국 치열한 가격경쟁과 구조조정을 겪고 있습니다.

휴머노이드도 비슷한 길을 걷게 될까요?

Unitree의 상장 이후 중국 자본시장에서 나타나는 작은 분위기 변화는 어쩌면 그 시작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중국 휴머노이드의 다음 경쟁은 더 잘 걷고 더 높이 뛰는 경쟁이 아니라, 누가 실제 고객을 만들고 반복해서 돈을 벌 수 있느냐의 경쟁이 되는 것일까요?

중국도 정말 로봇의 ‘거품’을 걱정하기 시작한 걸까요?

아니면 이제야 휴머노이드 산업이 진짜 사업의 단계로 들어가기 시작한 것일까요?

News일까요, Nius일까요?

조금 더 지켜보겠습니다.

이상 밥무쓰리부팅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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