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저는 회사 업무를 하면서 AI를 상당히 많이 사용합니다.
자료를 조사할 때도 사용하고, 보고서를 정리할 때도 사용하고, 중국어 번역이나 제안서를 만들 때도 AI를 활용합니다.
예전 같으면 몇 시간이 걸렸을 일을 AI를 활용해 훨씬 빠르게 끝내는 경우도 많습니다.
그런데 최근 중국 뉴스를 보다가 재미있는 생각이 하나 들었습니다.
회사에는 원래 여러 가지 예산이 있습니다.
출장비도 있고, 통신비도 있고,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비용도 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 회사에 새로운 예산 항목이 하나 생길지도 모르겠습니다.
“AI Token 사용료.”
실제로 중국의 일부 대형 IT기업들이 직원들의 AI Token 사용량과 비용을 관리하기 시작했다는 뉴스가 나오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회사에서 이런 말을 듣는 날도 오는 걸까요?
“김부장님, 이번 달 AI Token 예산을 초과했습니다.”
조금 우스운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중국에서는 이미 비슷한 고민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Token이 도대체 뭘까요?
ChatGPT나 DeepSeek, Kimi 같은 생성형 AI를 사용하면 AI는 우리가 입력한 문장과 자신이 만들어내는 답변을 작은 단위로 나누어 처리합니다.
이 단위를 보통 Token(토큰)이라고 합니다.
쉽게 생각하면
AI가 일을 하기 위해 소비하는 일종의 사용량 단위
라고 이해하면 됩니다.
질문이 길어지고, 긴 문서를 읽히고, 복잡한 코딩이나 분석을 시키면 사용하는 Token도 많아집니다.
그리고 기업이 AI를 수백 명, 수천 명, 수만 명의 직원에게 제공하기 시작하면 이 Token은 결국 상당한 비용이 됩니다.
실제로 Tencent Cloud 역시 AI 모델별 입력·출력 Token에 따라 서로 다른 가격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 Tencent Cloud|대형언어모델 Token Plan
처음에는 “AI를 많이 써라”였습니다
생성형 AI가 기업에 들어오기 시작했을 때 분위기는 비교적 단순했습니다.
“AI를 적극적으로 사용해라.”
중국 IT기업들도 직원들의 AI 활용을 적극적으로 장려했습니다.
AI Token을 얼마나 많이 사용하는지가 직원들이 AI를 얼마나 적극적으로 활용하는지를 보여주는 하나의 지표처럼 받아들여지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문제가 생겼습니다.
사람들이 정말 AI를 많이 사용하기 시작한 것입니다.
특히 AI Agent와 Coding AI가 확산되면서 사람이 몇 번 질문하는 것과는 비교하기 어려울 정도로 Token 소비량이 커지기 시작했습니다.
하루에 수억 개의 Token을 쓰는 직원도 있습니다
중국 경제매체 《财经》은 최근 화웨이·알리바바·텐센트·샤오미·메이퇀 등의 직원들을 취재해 기업들의 AI Token 사용실태를 조사했습니다.
보도에 따르면 조사 대상 기업의 일선 직원들은 하루에 약 1천만~4억 Token을 사용하는 경우가 있었고, AI를 많이 활용하는 개발업무에서는 하루 5억 Token 이상을 사용하는 사례도 있었습니다.
더 놀라운 숫자도 있습니다.
Kingsoft Office(金山办公) CEO 장칭위안(章庆元)은 자사 직원 6,000여 명이 올해 6월 한 달 동안 사용한 Token이
4조 Token
에 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른 비용도 매월 수백만 위안 수준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직원 한두 명이 AI를 사용하는 것과 회사 전체가 AI를 사용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인 셈입니다.
텐센트는 Token 배분방식을 바꾸기 시작했습니다
《经济观察报》 보도에 따르면 텐센트는 올해 6월부터 직원들의 AI Token 배분방식을 조정하기 시작했습니다.
모든 직원에게 똑같이 제공하기보다 부서와 실제 업무에 따라 필요한 Token을 다르게 배분하는 방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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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큰이 만능 열쇠가 되어가는걸까? (출처 - 바이두) |
보도에 등장한 한 직원은 기존 월 약 2,000달러 수준이던 Token 사용한도가 조정 후 1,400위안으로 줄었다고 이야기했습니다.
부서에 따라서도 차이가 있었습니다.
취재 당시 일부 텐센트 직원들의 월 Token 한도는 약 1,000위안에서 7,000위안까지 차이가 났고, 필요한 경우 관리자를 통해 추가 한도를 신청하는 방식도 사용되고 있었습니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AI를 사용하지 말라.”
는 의미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오히려 텐센트는 전체적인 AI 투자는 계속 확대하되, Token 사용량 자체를 직원의 성과처럼 평가하지 않고 실제 업무와 필요에 따라 자원을 배분하는 방향을 택하고 있습니다.
👉 经济观察报|大厂Token不再“管够”:腾讯开始限额,字节可部分报销
바이두·알리바바·바이트댄스도 비슷한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변화는 텐센트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9월 15일 South China Morning Post는 바이두,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트댄스 직원들을 취재해 중국 빅테크 기업들이 직원들의 AI Token 사용정책을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기업마다 방법은 조금씩 다릅니다.
자체 AI 모델은 비교적 자유롭게 사용하도록 하면서 외부 AI 모델에는 한도를 두기도 하고, 부서별로 AI 예산을 배정하기도 합니다.
바이트댄스의 경우 보도에 응한 직원에 따르면 일부 외부 AI 도구 비용을 직원과 회사가 나누어 부담하고, 기술직과 비기술직의 연간 지원 한도에도 차이를 두고 있습니다.
방법은 다르지만 공통된 질문은 하나입니다.
“AI를 얼마나 많이 사용하게 할 것인가?”에서
“AI 비용으로 얼마나 많은 가치를 만들 것인가?”로.
👉 South China Morning Post|How China’s tech giants are rationing tokens for employees
중국은 AI를 ‘신기한 기술’에서 ‘실제 업무도구’로 바꾸고 있습니다
최근 중국 AI 관련 뉴스를 계속 보다 보면 재미있는 변화가 하나 느껴집니다.
예전에는 새로운 AI 모델이 나오고 성능이 얼마나 좋아졌는지가 뉴스의 중심이었다면, 이제는 AI를 실제 산업과 업무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가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중국이 AI를 활용해 반도체 설계·제조·패키징까지 혁신하겠다는 AI4Chip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 [News Or Nius] #55|AI가 반도체를 만든다? 중국이 시작한 ‘AI4Chip’은 무엇일까
AI가 단순히 질문에 답하는 도구에서 실제 산업과 업무 프로세스 안으로 들어가기 시작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뉴스를 보면서 회사의 복사기가 생각났습니다
조금 엉뚱한 비교일 수도 있습니다.
예전에는 회사에서 종이를 얼마나 사용하는지 크게 신경 쓰지 않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회사 규모가 커지고 사용량이 많아지면 복사기 사용량도 관리하고, 컬러출력도 제한하고, 부서별 비용도 관리합니다.
휴대전화도 마찬가지입니다.
소프트웨어 라이선스도 그렇습니다.
처음에는 편리한 도구였지만 회사 전체가 사용하기 시작하면 결국
“얼마나 사용했고, 얼마를 썼으며, 그 결과 무엇을 얻었는가?”
를 관리하게 됩니다.
AI도 이제 그런 단계로 들어가고 있는 것이 아닐까요?
그렇다면 앞으로 회사에는 ‘AI 예산’이 생길까요?
지금 회사의 예산을 보면 인건비가 있고, 출장비가 있고, 교육비가 있고, 서버비와 소프트웨어 라이선스 비용이 있습니다.
그런데 앞으로는 여기에
AI 사용료
가 하나의 중요한 비용 항목으로 들어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더 나아가면 부서별로
“이번 달 AI Token 예산은 얼마인가?”
를 관리하게 될지도 모릅니다.
영업팀은 시장조사와 제안서 작성에 AI를 얼마나 사용했는지,
개발팀은 Coding Agent에 얼마나 사용했는지,
기획팀은 보고서와 데이터 분석에 얼마나 사용했는지를 관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Token을 많이 쓰면 일을 잘하는 것일까요?
여기서 또 하나 재미있는 문제가 생깁니다.
AI를 많이 사용하는 직원이 정말 일을 잘하는 직원일까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을 것입니다.
같은 보고서를 만드는 데 한 사람은 1억 Token을 사용하고, 다른 사람은 1천만 Token으로 같은 결과를 만들었다면 어느 쪽이 더 효율적인 것일까요?
실제로 텐센트의 정책 변화에서도 중요한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Token 소비량을 단순히 순위화하지 않고 실제 업무의 필요와 결과를 보겠다는 것입니다.
《财经》 역시 기업의 Token 관리가 사용량 경쟁에서 부서·직원별 비용을 계산하는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AI를 얼마나 많이 사용했느냐”가 아니라
“AI를 사용해서 무엇을 만들어냈느냐”
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저에게도 남의 이야기처럼 들리지는 않았습니다
저 역시 요즘 업무를 하면서 AI를 거의 매일 사용하고 있습니다.
자료조사, 번역, 고객분석, 보고서, 제안서, 회의자료 등 활용하는 영역도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중국에 오래 살면서 느끼는 것 중 하나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을 때 중국의 변화속도가 상당히 빠르다는 것입니다.
얼마 전에는 중국의 AI·로봇·전기차 기술을 직접 보기 위해 해외 기업인과 투자자들이 중국을 찾는 ‘기술투어’가 늘고 있다는 이야기도 소개했습니다.
👉 [News Or Nius] #53|중국 공장을 보려고 2천만 원을 낸다? 세계의 기술인들이 중국으로 몰려오는 이유
그리고 중국은 AI·로봇·혁신신약을 이른바 ‘新新三样’이라고 부르며 새로운 산업 성장동력으로 이야기하기 시작했습니다.
👉 [News Or Nius] #54|전기차 다음은 AI·로봇·신약? 중국의 새로운 ‘新新三样’
그런데 오늘 이야기는 조금 다릅니다.
거창한 AI 산업전략이 아니라 직장인이 매일 사용하는 AI의 비용을 회사가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에 대한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히려 저에게는 더 현실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예전에는
“어떻게 하면 AI를 더 잘 사용할 수 있을까?”
를 고민했다면, 이제는 새로운 질문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떻게 하면 같은 AI 비용으로 더 많은 가치를 만들 수 있을까?”
AI 시대의 새로운 업무능력은 ‘Token을 잘 쓰는 것’일까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직장인의 중요한 업무능력 가운데 하나는 Excel이나 PowerPoint를 잘 사용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리고 최근에는 AI를 잘 사용하는 능력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다음 단계는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AI를 많이 사용하는 사람이 아니라 AI를 효율적으로 사용하는 사람.
필요한 곳에는 충분한 Token을 쓰고, 불필요한 작업에는 낭비하지 않으면서 더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능력입니다.
그렇다면 몇 년 뒤 회사의 월말회의에서는 이런 이야기가 나올 수도 있을까요?
“이번 달 우리 팀 AI Token 예산을 20% 초과했습니다.”
“그런데 AI를 사용해서 업무시간을 30% 줄였습니다.”
지금은 조금 낯선 이야기지만 중국의 일부 기업에서는 이미 그 시작이 보이고 있습니다.
AI도 이제 전기나 클라우드처럼 사용량과 비용을 관리하는 기업 자원이 되어가는 것일까요?
News일까요, Nius일까요?
조금 더 지켜보겠습니다.
이상 밥무쓰리부팅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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