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중국 휴머노이드 로봇에 대한 글을 쓰면서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PoC가 성공하는 것과 사업이 성공하는 것은 다릅니다. 결국 고객이 다시 사야 시장이 만들어집니다.”
로봇기업이 아무리 멋진 로봇을 만들어도 실제 고객이 돈을 주고 사고, 사용해보고, 다시 구매해야 진짜 시장이 만들어진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바로 얼마 전 썼던 Unitree와 중국 휴머노이드 시장에 대한 글에서 던졌던 질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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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며칠 뒤 중국에서 상당히 재미있는 뉴스가 하나 나왔습니다.
이번에는 로봇을 만드는 회사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실제로 로봇을 사용해야 하는 회사가 발표한 이야기입니다.
그 회사는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가운데 하나인 징동(京东, JD.com)입니다.
그리고 발표한 숫자가 상당합니다.
로봇 300만 대.
무인배송차량 100만 대.
드론 10만 대.
징동물류가 앞으로 5년 동안 도입하겠다고 밝힌 숫자입니다.
이 정도 규모라면 단순한 물류자동화 투자를 넘어서는 이야기처럼 보입니다.
중국 물류센터는 정말 사람 없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일까요?
징동이 5년 동안 로봇 300만 대를 산다고?
지난 9월 9일 열린 2026 京东全球科技探索者大会(JDD)에서 징동물류는 새로운 물류자동화 전략을 공개했습니다.
핵심은 향후 5년 동안
300만 대의 로봇
100만 대의 무인차량
10만 대의 드론
을 조달해 물류 전 과정의 자동화를 확대하겠다는 것입니다.
숫자만 보면 상당히 놀랍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한 가지는 정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징동이 휴머노이드 로봇 300만 대를 구매한다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300만 대에는 창고에서 상품을 가져오는 로봇, 물건을 옮기는 로봇, 피킹 로봇, 분류 로봇 등 다양한 형태의 물류로봇이 포함됩니다.
즉 징동이 만들고 있는 것은 사람처럼 생긴 로봇 300만 대가 아니라 물류 전 과정을 기계가 연결해서 움직이는 거대한 자동화 시스템에 더 가깝습니다.
징동은 이 로봇들을 ‘狼族’이라고 부릅니다
이번 발표에서 재미있는 이름이 하나 등장했습니다.
狼族.
우리말로 하면 ‘늑대 군단’ 정도가 됩니다.
징동물류는 현재 창고·분류·운송·배송 등에 사용되는 여러 로봇들을 하나의 ‘狼族’으로 묶고 있습니다.
현재 9개 제품군, 11종의 로봇이 물류현장에 적용되고 있습니다.
상품을 사람에게 가져다주는 로봇, 물건을 운반하는 로봇, 피킹과 분류를 담당하는 로봇, 무인배송차량과 드론까지 각자의 역할이 다릅니다.
즉 휴머노이드 하나가 사람처럼 모든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각각 잘하는 일이 다른 로봇들이 함께 움직이는 물류센터”
를 만들고 있는 것입니다.
이 부분은 최근 중국 로봇산업을 보면서 제가 계속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변화이기도 합니다.
얼마 전 WRC 2026에서도 춤추고 뛰는 로봇보다 실제로 물건을 집고 옮기고 분류하는 로봇들이 눈에 띄게 많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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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질문이 “로봇이 정말 일할 수 있을까?”였다면, 이번 징동의 발표는 한 단계 다른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그 로봇들을 실제 기업이 얼마나 많이 사용할 것인가?”
그런데 더 흥미로운 것은 로봇보다 ‘超脑’입니다
저는 이번 발표에서 300만 대라는 숫자만큼이나 이 부분이 흥미로웠습니다.
징동은 이 수많은 로봇을 각각 따로 움직이게 하지 않습니다.
전체를 지휘하는 AI를 두고 있습니다.
이름이 ‘超脑(초뇌)’입니다.
쉽게 표현하면 물류센터의 AI 두뇌입니다.
어떤 주문을 어느 창고에서 처리할지, 어떤 로봇이 어떤 물건을 옮길지, 언제 분류하고 언제 차량에 실을지 등을 전체적으로 판단하고 조정하는 구조입니다.
징동은 이를
“超脑 + 狼族”
이라고 표현합니다.
AI가 판단하고, 여러 종류의 로봇이 실제 세계에서 움직이는 구조.
최근 중국이 AI와 로봇을 차세대 산업으로 동시에 키우려는 이유도 이런 현장에서 조금씩 보이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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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했던 질문이 다시 떠올랐습니다
저는 중국 물류자동화와 로봇산업을 계속 지켜보면서 이런 질문을 던진 적이 있습니다.
“2030년 물류센터에는 사람이 몇 명이나 남아 있을까?”
당시에는 조금 먼 미래의 질문처럼 느껴졌습니다.
그런데 징동이 발표한 숫자를 보고 있으니 생각보다 빠르게 다가오는 질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300만 대의 로봇.
100만 대의 무인차량.
10만 대의 드론.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연결하고 지휘하는 AI.
이 구조가 실제로 완성된다면 사람이 직접 물건을 들고 옮기고 분류하고 배송하는 일은 지금보다 상당히 줄어들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요?
여기서 자연스럽게 또 하나의 질문이 생깁니다.
로봇이 일을 한다면 기존에 일하던 사람들은 어떻게 될까요?
징동 역시 이 문제를 단순히 사람을 로봇으로 교체하는 문제로만 보고 있지는 않습니다.
기존 배송기사와 창고 작업자 등을 로봇 정비와 유지보수 같은 새로운 기술업무로 전환시키기 위한 교육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물류현장에서 사람이 하는 일이 사라진다기보다
“사람이 하던 일의 종류가 달라지는 것”
일 수도 있습니다.
물건을 직접 옮기던 사람이 로봇을 관리하고,
배송하던 사람이 무인배송 시스템을 관리하고,
창고에서 피킹하던 사람이 여러 로봇의 상태와 작업을 확인하는 모습입니다.
저는 ‘300만 대’보다 이 변화가 더 중요해 보입니다
그동안 로봇 관련 뉴스를 보면 대부분 주인공은 로봇기업이었습니다.
“우리 로봇이 이렇게 잘 걷습니다.”
“이제 물건도 집을 수 있습니다.”
“공장과 물류센터에서 일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뉴스의 주인공은 조금 다릅니다.
로봇을 실제로 사용하는 고객입니다.
징동처럼 거대한 물류망을 직접 운영하는 기업이 대규모 로봇 도입 계획을 발표했다는 점이 저는 더 흥미롭습니다.
며칠 전 Unitree와 중국 휴머노이드 시장에 대한 글에서는 결국 로봇산업도 반복구매와 ROI를 증명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 [News Or Nius] #56|중국도 로봇 거품을 걱정하기 시작했다? Unitree 이후 달라진 분위기
그런 관점에서 보면 이번 징동의 발표는 상당히 재미있습니다.
로봇기업이 “우리 제품을 써주세요”라고 이야기하는 단계에서, 실제 수요기업이 “우리는 앞으로 이만큼의 로봇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하기 시작한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휴머노이드는 어디에 들어갈까요?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더 해볼 수 있습니다.
징동이 이야기하는 300만 대의 로봇 대부분이 반드시 사람 형태일 필요는 없습니다.
단순히 상품을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이동하는 일이라면 바퀴 달린 로봇이 훨씬 효율적일 수 있습니다.
반대로 사람이 사용하도록 만들어진 기존 작업환경에서 여러 종류의 일을 해야 한다면 휴머노이드의 장점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결국 미래의 물류센터는
“모든 로봇이 휴머노이드가 되는 곳”이 아니라 “가장 효율적인 로봇들이 서로 협업하는 곳”
이 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입니다.
Unitree를 비롯한 중국 휴머노이드 기업들이 앞으로 징동 같은 실제 물류 고객의 현장에 얼마나 깊숙이 들어갈 수 있을지도 지켜볼 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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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물류센터에서 정말 사람이 사라질까요?
물론 징동이 발표한 계획이 앞으로 5년 동안 그대로 실현될지는 아직 지켜봐야 합니다.
300만 대라는 숫자가 발표됐다고 해서 당장 중국의 물류센터가 무인화되는 것도 아닙니다.
로봇 가격과 유지보수 비용, 시스템 안정성, 실제 생산성, ROI 등 넘어야 할 문제도 많습니다.
하지만 한 가지 변화는 분명해 보입니다.
예전에는 사람이 일하고 기계가 사람을 도왔다면, 앞으로는
“로봇이 일하고 사람이 로봇을 관리하는 물류센터”
가 점점 많아질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휴머노이드 하나가 모든 일을 하는 모습보다는 여러 종류의 전문 로봇과 무인차량, 드론을 하나의 AI가 연결하는 모습이 먼저 등장할지도 모르겠습니다.
5년 뒤 징동의 물류센터는 정말 그렇게 변해 있을까요?
그리고 그곳에서 사람은 어떤 일을 하고 있을까요?
News일까요, Nius일까요?
조금 더 지켜보겠습니다.
이상 밥무쓰리부팅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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